
진짜 오늘 새벽, 딱 3시 반쯤.
베란다에서 바람 쐬다가 이상하게 조용해서 나가봤거든?
근데 옆집 베란다 문이 동시에 ‘딱’ 열리더라.
거기서 나온 건… 옆집 여자.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긴 했는데, 제대로 대화해본 적은 없었어.
근데 오늘은 민소매에 맨발, 머리는 질끈 묶고—솔직히 살짝 취한 느낌?
나 보더니 “안녕하세요…”라고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나한테 이러는 거야.
“오빠… 물 좀 마셔도 될까요?”
나도 얼떨결에 “들어올래요?” 하게 됐고,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내 거실로 들어왔어.
물 따라주고 어색하게 마주 앉았는데,
분위기 묘하더라.
그러다 걔가 내 눈 보면서 이러는 거야.
“혼자 살아요?”
“응.”
“저도요…”
대답하는 텐션부터가 평범하지 않았어.
그러고 나서 잠깐 정적.
근데 걔가 컵 내려놓고 갑자기 내 무릎에 올라앉더니
귓가에 바싹 붙어서 한마디.
“오빠, 딱 한 번만 하면 안 돼요?”
심장이 쿵 내려앉고, 상황이 진짜 현실인가 싶었어.
“뭘…”이라고 말하려는 찰나에 걔가 먼저 입 맞추더니
손이 내 셔츠 단추를 툭, 툭…
진짜 그때는 머리로 생각할 새도 없이 몸이 반응했지.
입술 부딪히는 텐션이 점점 깊어지고,
내가 허리를 감싸자 걔가 그대로 내게 기댔어.
“오빠… 침대가 어디에요?”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손 뻗어서 조용히 방 문 열었고,
그 안에서 벌어진 일은…
진짜 평생 못 잊을 모닝이었어.
햇살 들어오는데, 같은 이불 덮고 있는 거 보니까
이게 영화인지 현실인지…
아무튼, 그날 이후로…
우리 사이 좀 애매해짐.
근데, 뭐랄까—다시 그 새벽이 또 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아직도 든다.